37. 루니를 낚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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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둘아기하나
37. 루니를 낚아보자
장난감 낚싯대를 손에 쥔 아기. 과연 고양이를 낚을 수 있을까?
나도 해볼래요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푸드드득”

오늘도 말처럼 뛰어다니는 루니. 남편이 휘두르는 낚싯대에 몸을 맡긴 채 신나는 놀이를 즐기고 있다. 흥분해서 냉장고 위로 한달음에 뛰어 올라간 녀석은 사냥감을 노리는 부엉이처럼 고개를 갸웃갸웃 돌려가며 이리로 뛸까, 저리로 뛸까 각을 잰다.
| 루니 뭐해?
그런 루니를 바라보는 꿀이. 자기도 이 신명나는 놀이판에 한번 껴보겠다며 나섰다. 작은 낚싯대 하나를 골라잡고 루니를 향해 폴짝 폴짝! 하지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르이! 내여와! 르이! (루니! 내려와! 루니!)”

내려오라며 소리도 쳐보고 더욱 열~심히 낚싯대를 휘둘러보지만 루니는 요지부동. 낚싯대를 보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표정이 아까보다 별로다. 빵빵하게 부풀었던 볼따구도 가라앉은 걸 보니, 관심은 있지만 잡으러 내려올 만큼 흥이 나지는 않는 모양이다.
| 영차 영차!
아직 멀었다고
“꿀아, 그래서 되겠어? 아빠처럼 해야지.”

결국 루니는 남편의 강약중강약 덩더쿵 휘몰아치는 자진모리 장단에 홀려 붕붕 날아다니기 시작했고, 꿀이는 망연자실하여 애먼 머리만 벅벅 긁고 앉아있는 신세가 되었다.
꿀이의 뒷모습에서 한탄이 느껴지는 듯하다.

‘아이 참, 이거 진짜 어렵네. 아빠는 어떻게 하는 거지?’

꿀이 인생에 벌써부터 숙제가 하나 생긴 기분이다. 루니도 참, 눈치껏 적당히 낚여주면 좋으련만. 하하하. 루니와 말이 통한다면 살짝 귀띔 해주고 싶다.

“루니야, 재미없어도 대충 낚여주라~ 응?”
글·사진·그림 Leejee ( https://instagram.com/Leejee13 )
베테랑 괭집사, 초보 워킹맘.
문의 cat@catxca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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