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고양이 3분류

본문 바로가기
CATXCAT

본문

고양이들도 제각각 성격이 있다. 검사·진료 받을 때 나타나는 성격들을 경험상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보았다.
1. 소심 고양이
몇몇 소심한 고양이들은 병원에 들어오면서 매우 긴장하기 시작한다. 엄청난 긴장 때문에 온몸에 힘을 주며 넋이 나간 거처럼 가만히 있는다.
채혈이면 채혈, 주사면 주사, 초음파·방사선 검사까지 야옹거리기만 할 뿐. 주사를 맞는지 피를 뽑히는지 모르는 것처럼 가만히 있기만 한다. 수의사 입장에서는 검사와 치료가 모두 가능한, 필요한 모든 것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최고의 고양이이다.
2. 츤데레 고양이
이 부류의 고양이들은 첫인상은 조용하다. 엄청난 긴장을 하지는 않고 약간 긴장한 정도이며 만져도 움찔거리지도 않고 마치 소심한 고양이처럼 가만히 있는다.
하지만 검사를 하려고 다리를 잡으면 “우으응~” 소리를 내면서 성질을 내기 위한 예열작업을 시작한다.
침습적 처치의 난이도 최하 단계인 피하주사를 놓으면 성질폭발 직전의 단계가 되며 소리를 좀 더 크고 길게 내면서 얼굴에 '열받음'을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침습적인 처치의 난이도 상 단계의 정맥 카테터 설치를 하려고 자세를 잡으면 성질의 대폭발이 일어나며 아이유를 넘어서는 5단 고음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소리만 들으면 무마취 수술을 하는 것 같은 의심을 하게 만들 정도의 괴랄한 소리를 발산하는데….
반전은 몸은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몸은 매우 평화로운 상태이며, 머리만 빼고 본다면 몸은 소심한 고양이처럼 모든 걸 내려놓은듯한 모습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고양이들을, 말로는 성질내지만 몸은 수의사를 편하게 해주는, 츤데레 고양이라고 칭하고 있다.
3. 정체불명의 고양이
이 고양이들의 첫 인상은 애매모호하다. 매우 선해 보이지만 공격할 것 같기도 하지만 안 할 것 같기도 한 느낌적인 느낌이 존재하는데 마치 안 때릴 거 같은데 때릴 거 같기도 하다. (음?!)
조심성이 없던 초보시절 이 부류의 고양이를 검진하기 위해 멀찌감치에서부터 다리를 잡으려 손을 뻗었는데
0.1초만에 “온화-살짝 기분 나쁨-미치도록 화남”의 3단계 변신을 하고
침 뱉기와 하악질을 무한 반복하면서 빛과 같은 펀치를 날렸다. 이 분류의 고양이는 분노게이지가 극에 달하면 '깊이 물기'를 시전하기도 한다.
한번 발동 걸리면 발동 시간 동안 목표를 놓치지 않고 움직이는 물체-주로 손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심지어 멀리 도망가는데도 잔혹한 공격을 퍼붓는다.
그 결과로
[systen] 걸레(손) 연성에 성공하였습니다. {걸레(손) 획득}
그리고 걸레를 장착하면서 오징어력 강화. 오징어 대왕이 될 날이 멀지 않았…?!
글,그림  얌전한 수의사
​서울 강동구의 미지의 땅에서 현재 동물병원을 운영 중인, 만화를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수의사입니다.
문의 cat@catxcat.co.kr



© CATXCA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