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이제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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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탄생
혼자는 이제 싫어
어두운 방에 홀로 있으면 잠도 못 자던 나. 닫힌 방문을 향해 끊임없이 우는 너. 이제 우리는 서로가 없으면 안 돼.
첫눈에 반한 이유
냥꼬는 4살 난 고양이. 할머니께서 “냥꼬야~ 냥꼬야~”하시던 게 이름이 되었다. 누군가 다가가면 싫어하면서도 혼자 있는 건 더 싫어하는 우리 냥꼬. 그래서인지 냥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잘 다가간다. 친화력 하나는 타고나서 새끼 때부터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갑자기 바뀐 환경이 낯설 텐데도 밥도 잘 먹고. 심지어 내 등 위에 서슴없이 올라와 낮잠을 즐겼다. 신발 위에서 쿨쿨 단잠에 빠진 녀석을 보고 있으면 ‘우린 참 닮았구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가 처음 만난 2012년 4월 경. 오일장에서 강아지, 토끼, 고양이를 팔기에 구경하다가 홀리듯 냥꼬를 데려온 데에는 분명 이런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여러 새끼 고양이들 사이에서 혼자만 가만히 있는 모습에 ‘아, 이 아이다!’하고 데려왔었다. 강아지나 토끼는 여러 번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처음이었는데 무슨 용기로 덜컥 입양한 건지 의아했었는데 아무래도 서로 닮은 모습을 알아본 게 아닐까 싶다.
같이 놀자
요즘 냥꼬의 취미는 동물 나오는 방송 보기. 예전에는 TV를 봐도 별 감흥이 없던 아이였는데 바뀌었다. 친구들이 필요한 걸까? 공부하고 있으면 옆으로 와서 낮잠을 자거나 책 위에 올라와서 방해하는 것도 외로움 때문인지 모르겠다. 컴퓨터라도 하려 하면 난리가 나는데 야옹야옹 자기에게 관심을 보일 때까지 큰 소리로 울어댄다. 내 손 가지고 노는 걸 제일 좋아해서 손에 항상 이빨 자국이 있지만 냥꼬가 좋아하니 참고 놀아주고 있다. 아프다고 뭐라 하면 살살 무는 모습에 풉 하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밤에는 가끔 잡기 놀이를 하는데 친구라도 있으면 같이 할 텐데 냥꼬 혼자이니 내가 나서서 놀아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라도 냥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냥꼬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집에 있는 동안에도 공부한다고 못 놀아줘서 많이 미안하다. 친구를 만들어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럴 여건이 아직 못 되어서 안타깝다. 대신 집에 일찍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외박은 엄금! 집순이가 되었다. 혼자 있을 냥꼬를 생각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집에 들어오면 냐옹거리며 반겨주는 냥꼬. 얼른 냥꼬 옆에 있어주고 싶다.
괜찮아, 괜찮아
냥꼬에게 바라는 건 오직 하나. 건강이다. 냥꼬가 크게 아픈 적이 있었다. 중성화 수술을 받았는데 염증이 생긴 것이다. 의사 선생님이 재수술 보단 염증을 가라 앉혀서 낫도록 하자는 말에 매일 같이 병원에 데려가 항염제, 소염제 주사를 맞추고 입원도 시켰다. 그런데 낫지를 않아서 거의 한 달 동안 고생해야 했다. 그러고 나서 다른 병원에서 재수술을 했었는데 탈장이 생기고 염증이 지방에도 번져 지방을 잘라내는 등 냥꼬도 나도 힘든 시간이 이어졌다. 괜히 수술을 시켜 냥꼬를 고생시킨 게 아닌가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 뒤로 냥꼬가 아플까봐 항상 조마조마하다.

나는 냥꼬 덕분에 외로움을 잊었는데. 불을 끄면 잠도 못 들던 내가 냥꼬가 있어 잘 지낼 수 있었는데. 혼자라면 많이 무서웠을 텐데. 냥꼬에게 고마운 일이 너무 많다. 냥꼬는 나를 변화시켰다. 고양이와 관련된 책을 모으고 공부하면서 고양이를 향한 기존의 편견이 흐려졌고, 길고양이를 향한 시선도 바뀌었다. 어렸을 때 공포 만화나 영화를 보면 고양이가 나오는 통에 고양이를 무서워했는데 이젠 다르다. 밤길이 무섭다가도 냐옹이들을 보면 안심이 된다. 고마운 마음에 사료와 간식을 길고양이에게 갖다 주기로 했다. 혹시 또 도울 방법이 없을까 찾다가 최근엔 후원을 시작했다.
그만큼 냥꼬에게 한없이 잘해주고 싶지만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 바로 제한급식. 중성화 전까지만 해도 날씬냥이까진 아니었지만 3.5kg정도였던 몸무게가 요즘들어 5kg에서 5.5kg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걱정이다. 뚱뚱하면 건강에 안 좋다는데…. 비쩍 마른 것도 싫지만 다들 뚱냥이라고 놀릴 정도이니…. 주는 대로 먹는 탓에 제한 급식을 하고 있는데 양껏 먹으라고 듬뿍 줄 수 없어서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있기 위해서니까. 독하게 마음을 잡아 본다. 냥꼬야.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내 옆에 있어줘야 해. 너는 내게 너무나 소중한 존재니까.
글 · 사진  이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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